안성기 선생님 힘내세요

이날 안성기는 혼자서는 걷지도 못해 김보연의 부축을 받으며 등장했습니다. 또한 다소 부은 듯한 얼굴이 한창 활발히 활동하던 때의 모습과는 달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안성기는 1952년 경북 대구에서 3남 중 막내로 태어나 외국어대학교 베트남어과를 나왔습니다. 그는 아내 오소영과 결혼하여 슬하에 아들 둘이 있습니다. 아내 오소영은 이화여자대학교 조소과 출신 조각가이자 교수입니다. 

안성기는 오랜 활동 동안 그 흔한 염문설조차 한 번 겪지 않았는데 다양한 배역을 맡았던 그가 베드신을 촬영하지 않는 이유도 아내에게 그 모습을 보이기 민망해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안성기의 아내 사랑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데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병원에서 이루어졌다고 전해집니다. 지인 아들의 병문안을 갔던 안성기는 신승수 감독과 문병을 온 오소영을 보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리고 만난 지 2주가 지나도 오소영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자 결국 그는 당시 동석했던 신 감독에게 부탁해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됐고 이후 안성기는 오소영에게 적극 대시를 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습니다.

당시 오소영은 이화여대생이라 둘의 데이트 장소는 자연스럽게 교내가 되었는데 안성기는 자신을 시간강사로 말하며 금남의 구역인 학교에 출입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안성기는 8살이나 어린 오소영을 애지중지 대했고 손을 잡는 것조차 1년이 걸렸다고 전해집니다. 그렇게 서로를 소중히 여기던 둘은 1985년 100년 가약을 맺었고 결혼한 지 40년 가까이 된 지금도 떨리는 감정을 간직하고 있다고 밝혀 뭇사람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미인인 안성기 아내 덕분인지 아들들 역시 엄청난 외모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장남인 안다빈는 프레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출신으로 회화를 전공했습니다. 안성기 둘째 아들 안필립은 안창호 선생 아들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며 미국 프렛대학교 건축과 출신입니다.

안성기는 5살이던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하였으며 현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입니다. 그는 화려한 커리어만큼이나 구설수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평생 사건 사고를 일으킨 적이 없는 만큼 광고계에서도 사랑받는 스타로도 유명합니다.

모델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중요시하는 금융, 식품, 건설업계에서 특히나 선호하는 모델이며 커피 광고를 오랫동안 해 한 때는 인간 커피라고도 불렸습니다.

안성기는 발성도 훌륭해 목소리만 나오는 광고도 찍을 정도인데 그뿐 아니라 연기력은 정말 흠잡을 데 없는 배우로 손꼽힙니다.

한편 그는 연기와는 달리 학업에서는 심각한 부진을 겪었습니다. 안성기는 고교 진학 후 그동안 학문의 기초를 쌓아놓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며 시험에서 백지를 내야만 했고 실어증 증세까지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고교 시절 안성기는 베트남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 참전 의사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 후 한국외대 베트남어과로 진학하고 학군 장교까지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소위 임관 전 전쟁이 종결되며 저녁 후 안성기는 다시 연기자의 길을 걸었고 아역 출신은 성인 배우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안성기는 영화 <바람불어 좋은 날>로 복귀에 성공했고 90년대 중반까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안성기는 배역의 폭이 넓은 배우로도 손꼽히는데 웃기고 어리숙한 캐릭터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지적인 캐릭터 모두를 훌륭하게 소화해냈습니다.

그는 90년대 흥행 배우들 대부분이 2천년대로 넘어오며 자연스럽지 못한 억양에 침체되는 반면 개성을 지키면서도 시대에 어울리는 억양으로 자연스레 스며든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라디오 스타에 함께 출연했던 박중훈이 90년대 연기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해 어색한 연기로 비난을 받은 것과는 극명한 대비를 보입니다. 두 사람은 사실상 절친이며 박중훈은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안성기를 꼽고 있습니다.

박중훈는 안성기가 변하지 않는 모습에서 완성된 인격을 느껴 항상 감동한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그는 안성기가 방송에서 나오는 모습과 실생활에 차이가 없고 카리스마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따뜻해 잘 따를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안성기가 후배들에 대한 배려도 깊고 그와 촬영을 해본 다른 배우들은 그를 인격자로서 존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안성기가 출연하던 영화에서 친분이 전혀 없는 나이 든 무명 단역 배우가 촬영장에서 잦은 실수로 감독에게 심하게 모욕당했을 때 그가 직접 나서 그 상황을 무마시킨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는 감독이 심한 욕을 하지 못하게 말리고 단역 배우를 잠시 따로 데려가서 신경 쓰지 마라 당신은 틀림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라라고 위로를 건넸습니다. 그리고 해당 배우는 안성기의 말에 힘을 얻어 촬영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그는 안성기에게 크게 감동하였던 미담을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 퍼뜨렸고 이는 공공연하게 영화계 미담이 되었습니다. 이토록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인물이기에 안성기의 건강 이상설은 더욱더 안타깝게만 느껴집니다.

15일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 이름이 적혀 있지 않으면 몰라볼 정도로 병색이 완연했습니다. 병마로 말미암은 탈모가 진행됐는지 가발을 쓴 듯한 어색한 헤어스타일도 눈에 띄었습니다.

부축까지 하면서 관객 앞에 선 그는 다소 부은 얼굴과 쉰 목소리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우려를 자아냈는데 올 11월에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탄생>이 개봉 예정인데 무대 인사에서 안성기가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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